2017년 8월 24일
너무나 춥다. 여기가 극지방도 아니고, 한참 더울 8월에 이렇게 춥다니. 원래 이 동네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여름에만 관광객이 오고 날이 진짜 추워지면 호스텔 같은 곳은 다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올해는 추위가 더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고 한다. 알틴아라샨에 트레킹을 다녀오려고큰 배낭은 숙소에 맡겨놓고 길을 나섰다. 가이드 투어 같은 것이 있을까 어제 숙소에 물어봤는데, 그냥 버스타고 가서 등산하고 오면 된다고 한다. 엄청 험하고 긴 코스도 있지만 우리는 1박2일로 다녀오기로 했다.
호스텔에 배낭을 맡기고
숙소 근처에서 350번 버스를 타고 악수라는 동네로 가서 알틴아라샨까지 등산하는 코스. 5시간 정도 올라가는데 그리 힘든 구간 없고 등산로도 너무 아름다워서 좋았다. 모 여행사 사이트에서 알틴아라샨을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표현을 했던데, 표현이 너무 촌스럽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등산을 하다보니 한편으로 TV에서 본 스위스 풍경이랑 조금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버스타고 악수로 출발
출발지점
알틴아라샨에는 몇 개 숙소들이 있는데, 숙박비가 저렴한 엘자로 갔다.
"침대 2개 있어요?"
"도미토리가 다 찼고, 유르트에서 숙박할 수 있어요"
"카라콜도 춥던데, 여기 유르트에서 자면 안 추워요? 난로같은 거 있어요?"
"난로는 없는데, 유르트에서 숙박도 많이 해요."
고민을 조금하다가 유르트에서 자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1박하기로 결정. 짐을 풀고 온천욕을 했다. 등산을 마치고 하는 온천은 정말 최고 였다.
몽골은 게르, 키르기즈는 유르트
온천!!
저녁은 다른 선택지 없이 숙소에서 사먹어야 했는데, 너무나 맛이 없었다. 숙소에 묵는 프랑스사람들 중에 베지테리안이 있어서 보기에는 맛있어 보였으나 안타깝게도 맛이 아주 허전했다. 저녁을 다 먹고 앉아서 러시아 아줌마들과 이야기 하다보니 깜깜해졌다.
나와서 하늘을 보니 별이 가득하다. 세상에 이런 별은 처음 보는데 아쉽게도 나의 똑딱이 카메라로는 담기지가 않는다. 아마도 내가 본 밤하늘 중에 별이 가장 빽빽하게 반짝이던 하늘이 아닌가 싶다.
유르트로 들어가 잘 준비를 하는데 정말 너무나 춥다. 무거운 이불에 몸이 깔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여러겹 이불을 덮고 잤다. 난로도 없는 유르트에서의 숙박이 별일 아닌 것 처럼 이야기한 주인장이 원망스럽다. 얼음장 같은 공기를 코로 마시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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