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4일


울란우데에 새벽 6시 쯤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로 갈 때 멈춰서 아침도 사먹고 보드카도 사고 했던 곳이라 괜히 익숙한 기분이다. 익숙한건 익숙한건데 너무 찝찝하고 피곤하고 목말라서 빨리 울란바토르 가는 버스에 자리잡고 더 자고 싶었다.




기차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진 애매하게 2키로미터 정도 되는데, 8시에 버스터미널이 문을 열어서 시간도 많이 남고 중간에 울란우데의 명물 - 레닌 두상도 보고 갈 겸 (살짝 돌아가는 길이긴 하지만) 그냥 배낭매고 걸어가기로 했다.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한참 걷다보니 멀리 엄청 큰 머리가 있다. 머리만 덜렁있는데 크기도 엄청커서 기괴하기 짝이 없다. 아침일찍이라 조용한 시내는 생각보다 깔끔한 러시아의 도시같다.



깔끔한 울란우데, 안깔끔한 우리의 몰골.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역시 매표소는 아직 안열었고, 사람들은 건물밖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매표 창구. 열자마자 닫는다.



배낭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보이고. 매표소쪽 문이 열려서 줄을 섰다. 창구는 8시에 열린다고 한다. 8시 땡하고 창구가 열린다.


"울란바토르 2장이요"

"표 없어요"

"저 줄에서 세번째였는데...?"

"응 근데 표없어요, 내일꺼 사려면 지금 사세요"


근데 어떤 사람은 또 울란바토르 표를 사가길래 물어보니 자기는 미리 예약을 했다고 한다.


"수하바토르 가는 표도 없어요?"

"네 없어요."


몽골북부에 기차로 이어진 수하바토르로 가는 버스도 없단다. 뭐 있는것이 없다. 이대로 울란우데에서 하루를 보내야하는 것인가 고민을 하며 나같은 사람이 없는지 터미널 주변을 살펴봤다. 부리야트계 러시아 아줌마(몽골사람과 비슷하게 생겼다)가 자기도 울란바토르를 가야하는데 버스표가 없다고 한다. 그 아줌마가 여기저기 확인해보더니 이렇게저렇게 해서 가면 된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여행중인 스위스커플도 그렇게 우리랑 같이 가게 된 것 같다. 가는 방법은


 1) 울란우데에서 캬흐타라는 러시아보더 가까운 마을로 미니버스를 타고 가서

 2) 미니버스 아저씨한테 보더까지 가달라고 한 다음

 3) 보더를 건널 승용차를 구해서 몽골로 넘어간다. (이 국경은 걸어서 통과 못하고, 차를 타고 건너야 한다.)

 4) 몽골쪽 국경 마을에서 택시를 수배해서 울란바토르까지 내려간다. 


비용은 대충 울란바토르 가는 버스 1500루블 근처로 나온다고 한다. 조금 귀찮긴하지만 방법이 없다. 


캬흐타가는 미니버스를 탄다.


러시아 국경까지 가는 미니버스. 불편하다.


러시아 국경에서 대기



러시아 국경을 통과하는데 면도를 안해서 그런지 아줌마가 시간을 많이 끌어서 걱정을 조금 했지만 무사통과. 이제 몽골로 넘어간다.


(몽골편에서 계속!!)


울란우데 명물 혹은 흉물. 레닌두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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