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2일


형광등 색깔도 푸르딩딩한데 불을 켜놓고 잤더니 잠을 잔 것 같지도 않다. 비행기타러 가기 전까지 오전에 시간이 조금 있어 란저우-둔황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구이양역으로 갔다. 현금이 없어서 ATM에 갔는데 돈이 안나온다. 기차표 예약은 시도도 못했다. 하... 구이양. 너무나 지친다. 


구이양 숙소


구이양 숙소



일단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기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버스랑 공항은 제법 번지르르하다. 뭔가 깨끗한게 없었던 것만 같은 구이양에서, 공항이 제일 속 편하다. 공항 KFC에서 점심을 먹고 란저우행 비행기를 탔다.


멀끔한 공항



축축한 날씨의 구이양을 떠나 란저우에 도착하니 햇빛이 쨍한게 산뜻하다. 란저우 공항은 시내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져있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란저우역에 도착. 




ATM에서 돈 좀 찾고 기차표 예매하러 갔다. 씨트립에서 검색했을 때 란저우에서 둔황으로 가는 기차 침대칸이 이미 매진으로 나와있어서, 표가 없으면 란저우-자위관/자위관-둔황 이렇게 갈아탈 계획으로 메모지에 미리 편명까지 적어서 준비하고 매표소로 갔다. 매진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먼저 물어봤다.


"내일 둔황가는 잉워(딱딱한 침대)차 자리 있나요?"

"네~ 몇 명이요?"

"네? 란저우, 둔황, 잉워차 자리 있다고요??"


둔황까지 가는 기차가 추가로 배정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잉쭤는 죽어도 못가겠다 생각했는데 다행이 잉워차표를 예매했다. 기차표가 내내 걱정이었는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근처에 있는 '란저우 우육면'을 먹으러 갔다. 사람들이 란저우 우육면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 뭐 맛있긴 하지만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육면


시내버스를 타고 예약한 호스텔로 찾아갔다. 중국 아파트 1층에 간판이 따로 없어 찾기 어렵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동네 아저씨들의 도움으로 금방 찾았다. 체크인하고 야시장에 가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호스텔 주인장이 우리를 세웠다.


"밥 먹으러 가요?"

"아~ 야시장 가보려구요"

"아버지가 와서 요리를 조금 했는데 같이 먹어요."

"그럴까요??"



아직 우육면 먹은지 얼마 안되어서 조금만 먹으려고 했는데, 그냥 죽치고 앉아 같이 놀게 되었다. 주인장의 아버지가 꺼내온 백주도 같이 마시며 즐거운 분위기가 되었다. 이 곳 '란저우 페리 호스텔'은 그리 깨끗하거나 안락하진 않았지만 형님뻘 정도되는 주인장이 재미있게 놀다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급기야 다 같이 숙소 근처에 있는 라이브 클럽(?)에 가자고 해서 여럿이 나가 숙박비보다 비싼 맥주를 한잔하고 놀다가 들어왔다. (숙박비는 1인당 55위안, 맥주 호가든 큰 잔 60위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