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8일
간밤에 비가 와서 바깥 공기가 더 선선하다. 그 뜨겁던 투루판에서 기차타고 한 시간 왔을 뿐인데, 공기가 이렇게 다르다니. 놀랍다.
숙소 주인아저씨한테 가서 버스표 이야길 하니 다시 버스터미널에 전화를 해준다. '여기서 한국 사람 두명 갈테니, 두 자리 비워주세요.'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티켓은 우리가 직접 버스터미널로 가서 돈내고 찾으면 된단다. 터미널 가는 시내버스랑 창구에서 할말까지 친절하게 적어준다.
이 숙소는 간판은 없고, 이런 암호(?)같은 안내만 있었다
친절한 호스텔
그리하여 오늘 계획은 버스표를 먼저사고, 그랜드바자 구경한 다음, 신장박물관 갔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짐 챙겨서 알마티행 버스를 타는 일정이다.
숙소에서 알려준대로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는데, 처음에는 국내선(?)버스들이 다니는 터미널에 갔다가 알고보니 바로 근처에 알마티행 버스터미널이 따로 있었다. 사람도 많고 활기차 보이지만, 터미널 근처에 쌩뚱맞게 서있는 전차가 이 곳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오늘 저녁 7시 출발하는 알마티행 버스표를 산 뒤, 시내버스를 타고 그랜드바자로 갔다.
우루무치 분위기
버스표
그랜드바자 근처,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공안이 우리 포함 몇 명의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해서 조금 놀랐는데, 이 동네 분위기가 그렇다. 지하도를 지나가려 해도 스캐너 통과하고, 어딜가도 공안이 유난히 많이 깔려있는 것 같다.
사실 기대했던 그랜드바자는 시안의 회족거리 처럼, 먹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밥도 먹고 사람구경도 하고 그럴 생각이었는데 분위기가 그렇지 않았다. 대바자라고 새로 지은 건물에는 우리가 살만하거나 먹을만한것이 없어 '뭐야? 이게 다야?'라는 생각으로 한바퀴 돌아보다 금방 나와버렸다. 시장 주변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다, 근처 식당에서 해결했는데, 맛도 분위기도 서비스도 별로라서 그랜드바자는 괜히 왔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버스타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박물관에 갔다. 투루판 박물관이 꽤 재미있었는데, 신장박물관은 신장 전체를 대표(?)하는 박물관답게 볼거리가 많았다. 투루판 박물관처럼 무료입장에 미라도 있고, 민족사박물관 부분은 더더욱 흥미로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제갔던 식당에 다시 가서 판미엔이랑 꼬치를 먹었다. 어제 배가 고파서 맛있었을까 의심을 했는데 이 집은 맛있는 집이 맞는 것 같다. 중국에서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우루무치 판미엔이었다! 추천!
Jiyuan 호스텔 근처 맛집
숙소에 가방을 챙기러 갔더니 우리말고 알마티행 버스를 타는 친구가 하나 더 있다. 이란계 캐나다인 '마나'라는 친구다. 어제 몽골에서 버스로 우루무치 도착했는데, 중국여행은 다음에 하고 바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려고 한단다. 캐나다 사람은 중국비자 신청하면 10년짜리 비자가 나와서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고 한다. 하... 나는 1달짜리 단수관광비자도 겨우 받았는데... 쬐끔 부러웠다. 아무튼 짐을 챙겨서 같이 터미널로 갔다. 7시 버스라서 6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역시나 괜히 일찍 온 것 같다. 우리만 일찍와서 멀뚱멀뚱.
Jiyuan 호스텔 주인 아저씨랑
버스에 짐을 실으려고 하는데 기사아저씨가 짐값을 달라고 한다. 아니 버스표 샀는데 무슨 집값을 따로 받냐며 항의를 해보지만 다른 사람들도 내는 것 같다. 터미널에서 만난 카작계 중국인인 '볼랏'이라는 친구가 영어도 잘 해서 많이 도와줬다. 이 친구는 알마티에 있는 키맵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데, 우루무치 집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영어로 말이 통하는 덕분에 알마티로 가는 내내 여러모로 도움을 줬던 고마운 친구였다.
버스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카자흐스탄 사람 아니면 볼랏같은 카작계 중국사람인 것 같았다. 중국에서 사가는 물건이 많은지 버스에 짐 싣는게 보통일이 아닌지 엄청 오래걸린다. 7시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결국 8시 다되어서 출발했는데, 한시간 반 정도 달리더니 휴게소에 멈춰 다들 저녁을 먹는다. 우리도 판미엔을 시켜 배부르게 먹었다.
버스에 타니 배도 부르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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